PC에서 인터넷까지: 패킷의 여정 (2)

 

지난 글에서는 BAS가 셀을 합쳐 패킷으로 복원한 뒤 PPP 패킷을 추출하고, 터널링용 헤더를 붙여 송신하는 과정까지 살펴봤었다.

그때의 과정을 복기해보면 MAC와 PPPoE가 BAS에 전달되는데에 사용되기 때문에 BAS에서 버려진다고 했다. 이 과정에 대해 좀 더 살펴보도록 하자.

우선 BAS 역할은 크게 아래 두 가지 이다.

1. 본인 확인과 설정값 통지
2. 터널링을 이용한 패킷 운반

앞선 그림에 나온 동작은 2번 역할과 관련된 것이다.

ADSL이나 FTTH 액세스 회선은 최초에 프로바이더(KT, SKT 등)가 사용자에게 할당한 인터넷 접속용 사용자명과 패스워드를 입력해 로그인을 해야 인터넷에 액세스할 수 있다. BAS는 PPPoE라는 구조를 사용해 이러한 역할을 한다. PPPoE는 PPP라는 방식을 ADSL이나 FTTH에서 사용하기 위해 변형한 것이기 때문에 PPP에 대해 먼저 알아보도록 하자.

 

PPP란?

PPP는 다이얼 업 접속에서 주로 사용되는 프로토콜이다. 다이얼 업이란 전화 회선을 통해 인터넷에 접속하는 것이다. 아래와 같이 동작한다.

기본적으로 인터넷에 접속하기 위해서는 PC에 퍼블릭 IP(인터넷 세상에서 쓸 주소)를 설정해야 한다. 그런데 다이얼 업 접속은 전화번호에 따라 액세스 포인트가 달라질 수 있고, 이에 따라 퍼블릭 IP도 계속해서 바뀐다. 그래서 접속할 때 마다 인터넷에서 PC에 TCP/IP 설정 정보를 통지하는 것이다.

그러나 ADSL이나 FTTH의 경우 사용자가 BAS와 케이블로 연결되어 있기 때문에 인증 과정을 거치지 않아도 된다. ISP 측에서는 BAS에 따라 사용자를 특정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사용자명과 패스워드를 입력하는 인증 과정을 남겨두면 프로바이더를 쉽게 전환할 수 있다. 이에 ADSL이나 FTTH에도 PPP 구조를 사용할 방법을 고안하게 되었고 이렇게 해서 탄생한 것이 PPPoE이다. PPP를 이더넷 패킷으로 감싸서 보내는 방식이다.

터널링이란?

이제 BAS의 또다른 기능인 터널링에 대해 살펴보도록 하자. 터널링이란 한쪽의 터널링 출입구에서 헤더를 포함한 패킷 전체를 넣으면, 그대로의 모습으로 반대쪽 출입구에 도달하는 것이다.  

터널링은 크게 2가지 방법으로 구현할 수 있다.

1. TCP의 커넥션 이용

각 네트워크의 터널링용 라우터 사이 TCP 연결을 만든다. 커넥션 양쪽 소켓 부분을 라우터의 포로 간주하고 패킷을 송, 수신한다.

2. 캡슐화를 이용한 터널링

헤더를 포함한 데이터를 별개의 패킷으로 감싸 반대쪽 출입구까지 보낸다.

개념적으로 패킷을 그대로의 모습으로 운반할 수 있다면 터널링이라고 한다.

BAS의 역할

1. 인증 및 TCP/IP 정보 통지
2. 터널링

이제 앞서 정리한 BAS의 2가지 기능을 토대로 패킷을 보내기 전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 살펴보도록 하자. 패킷을 보내기 앞서, 아래 과정을 통해 연결이 수립된다.

1. 인터넷 접속용 라우터에 프로바이더가 할당한 사용자명과 패스워드를 등록한다.

2. 인터넷 접속용 라우터는 브로드캐스트를 사용해 BAS의 MAC주소를 찾는다.

3. 사용자명과 패스워드를 BAS에 보낸다.

4. BAS는 인증을 시도하고, 인증에 성공하면 BAS에서 사용자에 대해 TCP/IP의 설정 정보를 통지한다.

5. 인터넷 접속용 라우터의 BAS측 포트에 Public IP가 할당되고, 경로표에 기본 게이트웨이가 설정된다.

위 과정들을 거쳐 인터넷 접속용 라우터는 패킷을 인터넷에 중계할 수 있는 상태가 된다. 이후 클라이언트에서 패킷 송신을 의뢰하면 이전 글과 현재 글에서 봤듯이 이런 저런 헤드가 붙었다 떨어졌다 하면서 프로바이터의 라우터를 향해 나아간다.

DHCP

PPP를 아예 사용하지 않는 액세스 회선 사업자도 있다. 이런 사업자는 PPP 대신 DHCP라는 구조를 사용한다. 이러한 DHCP는 주로 사내 LAN에서 클라이언트 PC에 TCP/IP의 설정 정보를 통지할 때 사용된다. PPP와 다른 점은 사용자명과 패스워드를 확인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앞의 여정을 거쳐 액세스 회선을 통과한 패킷은 POP(Point of Presence)라는 프로바이더의 설비에 도착하게 된다. POP는 인터넷의 입구라고 봐도 무방하다

인터넷은 결국, 여러개의 프로바이더가 서로의 네트워크에 접속한 형태이다. 이때의 접속은 프로바이더끼리 1대 1로 접속할 수도 있고 IX(Internet eXchange)를 통해 접속할 수도 있다. 참고로 IX는 정전이나 화재에도 버틸 수 있도록 자가발전 설비를 갖춘 내진 구조의 선물 안에 있다.

NOC은 POP에서 들어온 패킷을 모으는 설비지만 NOC와 POP를 엄밀하게 구분할 수는 없다. NOC에 액세스 회선을 연결해 POP와 겸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위와 같이 인터넷이 구성되어 있기 때문에 서로 다른 프로바이더끼리도 패킷을 주고받을 수 있다. 그런데 서로 패킷을 주고받으려면 서로의 경로 정보를 경로표에 등록해야한다. 이를 위해 접속한 상대가 경로 정보를 가르쳐주고 받은 쪽에서도 경로 정보를 상대에게 알려준다. 여기서 사용되는 구조를 BGP라고 한다.

여기에는 트랜지트(transit)방식과 비트랜지트 방식이 있다. 인터넷의 경로를 전부 상대에게 통지하면 트랜지트 방식, 각각의 네트워크에 대한 정보만 전달하는 것을 비트랜지트, 혹은 피어라고 부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