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C에서 인터넷까지: 패킷의 여정 (1)

앞서 메시지를 받으면 프로토콜 스택이 메시지를 송출해준다고 했었다. 이번 글에서는 이렇게 송출된 메시지가 어떻게 해서 인터넷까지 송출되는지 알아볼 것이다.

개요

먼저 집에서 인터넷으로 나가기까지의 전체적인 과정을 살펴보도록 하자.

클라이언트에서 만든 패킷은 다양한 형태로 변화하며 프로바이더(ISP : KT, SKT 등)에 도착하게 된다. 참고로 좌측 끝에 있는 인터넷 접속용 라우터는 패킷 송신과 패킷 중계 동작을 한다.

패킷 중계는 다른 네트워크에서 들어온 패킷을 목적지로 전달하는 중간 역할이고, 패킷 송신은 자신과 직접적으로 연결된 장치가 생성한 패킷을 받아 네트워크로 전송하는 것이다.

패킷 중계 동작은 이더넷의 라우터와 거의 같다. 여기서 주목할 곳은 패킷 송신 동작이다. 이더넷에서의 패킷 송신의 주 목적은 같은 네트워크 내에서(LAN) 데이터를 보내는 것이다. 이와 달리 인터넷 접속용 라우터에서의 패킷 송신은 외부 네트워크(WAN)로 데이터를 보내는 것이 주 목적이다. 이때 액세스 회선의 규칙에 따라 패킷 송신을 한다.

액세스 회선은 인터넷과 LAN을 연결하는 통신 회선이다. 종류로는 여러가지가 있지만 대표적인 ADSL 회선을 사용한다고 가정하고 각 과정을 살펴보도록 하자. 참고로 ADSL은 전화선을 이용해 데이터 통신을 하는 기술이다.

LAN에서의 여정

먼저 클라이언트에서 만든 패킷은 리피터 허브나 스위칭 허브를 거쳐 인터넷 접속용 라우터에 도착한다.

인터넷 접속용 라우터는 MAC헤더를 떼어내고 IP 패킷을 추출해 중계대상을 판단한다. 이후 MAC, PPPoE, PPP 헤더를 붙여서 송신한다. MAC와 PPPoE는 BAS라는 장치까지 나아가는데 필요한 정보이다.

이후 이 패킷이 ADSL 모뎀에 도착하면 ADSL 모뎀은 패킷을 ATM 셀이라는 것으로 분할한다. 셀로 분할하는 ADSL 기술이 개발되었을 때 ATM 관련 설비가 많았다고 한다. 그래서 ATM 셀로 쪼개면 다른 설비들과 호환되기 때문에 투자 비용을 줄일 수 있었다. 중요한 것은 ADSL 모뎀이 패킷을 셀로 분할하고, 전기신호로 바꾸어 스플리터로 송신한다는 것이다.

이렇게 생성된 ADSL 신호는 전화의 음성신호와 함께 전화 회선으로 흘러 나간다. 스플리터는 신호가 들어올 때 두 신호를 분리하는 역할을 한다. 전화선을 통해 흘러들어오는 신호는 ADSL 신호와 음성 신호가 섞인 것이다. 이 신호를 그대로 전화기로 흘려보내면 전화 음성에 잡음이 섞이게 된다. 그렇기에 주파수가 높은 ADSL 신호가 전화기로 흘러들어가는 것을 방지하는 것이 스플리터의 역할이다.

스플리터를 통과한 신호는 건물 벽, 천장등에 있는 배관이나 덕트(배선용 통로)에 설치되어 있는 옥내 배선을 통해 배선반으로 도착한다. 배선반(MDF, IDF)은 쉽게 말해 회선을 모으거나, 여러 장치로 분배해주는 장치이다. 이곳을 지나가면 낙뢰와 같은 이유로 전화선에서 과다 전류가 흘러들지 않도록 보호하는 보안기가 있다. 이후 전주(전봇대)의 전화 케이블로 들어가게 된다.

이런 케이블들은 도중에 전주 둘레에 있는 금속 파이프를 통해 지하로 들어간다. 그런데 전화국에 가까울수록 지하에 묻힌 케이블들의 수는 많아질 것이다. 그렇기에 전화국에 어느정도 가까워지면 모아서 지하도 같은 곳에 매설하게 된다. 이를 동도(洞道)라고 한다.

WAN에서의 여정

 

이렇게 전화국에 도착한 신호가 DSLAM에 도착하면 전기 신호가 ATM셀로 변환된다. 이 동작은 ADSL모뎀의 수신 동작과 같다. 전화국에는 다수의 ADSL 모뎀이 필요한데 수가 많으면 장소도 차지하고 동작을 감시하기 어렵다. 그렇기에 여러개의 ADSL 모뎀을 묶어 하나의 케이스에 넣은 DSLAM 장치를 사용한다.

DSLAM을 나온 셀은 BAS라는 장치에 도착한다. 이곳에서 셀들은 원래의 패킷 모양으로 복원된다. MAC 헤더나 PPPoE 헤더는 BAS에 패킷을 건네주기 위해 사용하기 때문에 BAS에 도착한 순간 그 역할을 다해 버려진다. 이후 터널링용 헤더를 붙여 송신한다.

전체 여정 중에서 살펴본 부분은 아래 빨간 부분이다.